이문구 - 관촌수필

from BOOKing 2008/09/06 21:02


한글로만 보았을 때, 관촌수필은 관촌이라는 호를 가진 사람의 일개 에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 소설가 이문구 선생의 사소설이다.
1972년부터 77년까지 5년간의 8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소설을 읽고 필자가 놀란 것은,

1. 근대화로 넘어오는 길목에서의 처절했던 민중의 삶에 대한 세세하고 낱낱한 기록
2. 구수하게 그리고 정말 아름다운 민중의 언어로 쓰여진 사투리
3. 다소 오래된 누렇게 빛바랜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세로쓰기 느낌의 한자어들
4. 정말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우주와 비슷한 정내음새
5.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그 무엇인가에 대한 서슬퍼런 회상을 불러일으키는 자괴감(?)

뭐 이런 등등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현재 270쇄 정도가 나온 우리들의 고전이다.


나야 세로쓰기 책을 어릴때에 많이 읽어 본 기억이 있지만(특히 안병욱 님의 수필이나 돈키호테 류의 세계 고전등), 요즘 세대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특유의 의고체 문장이 먹혀들어가 막장까지 이 책에 손을 쥐게할 지는 의문이다. 사실 이 소설 안에서의 화자는 표준어를 쓰지만, 그에 비춰진 사람들의 말투는 사투리는 솔직히 내가 글을 읽으면서 발음을 해야 그나마 의미가 파악이 될 정도로 진하디 진하다;;;;징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책을 쥐고있으면서 느낀 감흥이라함은,
흔히들 우리 윗세대들의 근엄하지만 풀어진 모습,
무엇보다도 그들 행동, 생각, 말에 베인 휴머니즘의 그 따뜻한 느낌이 아닐까 한다.
지금 세대들에겐 구질해보이고, 다소 구식이라 생각되던 그러한 것들이 이처럼 아름답게 인간적으로 묘사된 소설을 보니, 지금 내가 잃고 있는 나의 인간다움을 다시 돌이켜보게하며 책장을 덥게 하는 그런 책인지 싶다......
2008/09/06 21:02 2008/09/0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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